왼손잡이의 사랑
어린 시절 나는 내가 왜 공 던지기를 잘 못하는지 몰랐다.
체육시간,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오른손으로 공을 잡고, 뒤로 물러났다가 턱의 높이를 지나면서 팔을 쭉 뻗고 던지기. 다른 애들의 공은 적어도 20미터는 나가던데. 내 공은 5미터도 못 나갔다. 나는 내가 공 던지기 및 각종 공놀이 전혀 소질이 없는 줄 알았다.
그러다가 커서 회사에 들어간 후 알게 됐다. 나는 원래 왼손잡이였을 거라는 것.
생각해 보니 그랬다.
아직 어느 손이 오른손이고 어느 손이 왼손으로 명명되었는지 몰랐을 때, 친가의 어른들이 ‘너는 왜 밥을 그렇게 먹냐’고 했었고, ‘너 오른손이 어느 손인지 몰라?’라는 질문에 얼어붙었었다.
‘밥 먹는 손이 어느 손이야?’라는 질문 뒤에 ‘너는 그 손을 밥을 먹어?’라는 핀잔. ‘그게 아니지. 이 손으로 밥을 먹는 거지. 너는 네가 어느 손을 밥을 먹는지도 몰라?’와 같은 (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에게 그런 핀잔을 주는 게 과연 맞았을까 싶은) 훈계는 성인이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.
언젠가부터 숟가락질은 오른손으로, 글씨도 오른손으로 쓰지만 아직도 양치질은 왼손으로 하는 나. 지금도 급하면 왼손이 먼저 나가고, 맘만 먹으면 왼손으로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나.
‘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다’는 건 결국,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고치려고 해도 튀어나오게 되는 것 같다.
사랑도 그런 것 같다.
모두가 ‘너는 이런 사람을 이런 식으로 사랑하는 거다. 다들 그렇게 살고 있으니 너도 그러는 게 맞다’라고 할 때, 내가 다른 사람을 다른 식으로 사랑한다면? 그러면 그게 사랑이 아닌 게 될까? 여전히 사랑이지 않을까? 오히려 더 사랑 다운 사랑이 아닐까?
그리고 나처럼 양손을 다 잘 쓰는 사람도 있다. 어느 한 손을 다른 손 보다 더 편하게 쓸 수 있지만 분명히 양손을 다 잘 쓰는 사람이 있다. (글씨는 오른손, 양치질이나 밥 먹는 건 왼손, 요리도 왼손, 공놀이도 왼손, 그런데 가위질은 오른손… 이런 식으로)
그들에게 어느 한 손의 사용을 포기하라는 것도 맞지 않다. 그리고 도대체 누가, 남이 무슨 손을 어떻게 쓰던 그걸 갖고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말인가?
내가 왼손잡이로 태어났다는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. 종교나 사회의 잣대로 규정하고 금지한다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겠지. 장자(맏아들)의 머리에 우수(오른손)를 얹고 축복한다는 등은 어차피 이 나라의 풍습도 아니지 않은가. 오른손만이 옳은 손이라고 주장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가.
사랑도 그렇다.
내가 오른손으로 밥을 먹건 왼손으로 양치를 하건, 내가 모두의 바람대로 얘를 사랑하는 대신, 그러면 안 된다는 쟤를 사랑한다고 해도. 내가 그렇게 태어났다면, 내 마음의 자석이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심어져있어서 어쩔 수 없다면.
나는 내 사랑을 응원하고, 내 삶을 사랑하고, 나와 함께 할 사랑을 소중히 가꾸는 게 그저 맞지 않을까?
June. 2026
Bellamy the Blue Star
